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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활동가 인터뷰44]'이모, 삼촌이 너무 많은 동네'-구로 마을

주권자전국회의 2022. 11. 30. 14:38

[주민자치활동가 인터뷰44]'이모, 삼촌이 너무 많은 동네'-구로 마을

김성국 구로시민센터 대표를 만나다

 

"우리끼리 하는 속된 말이 있습니다. 구로에는 비밀이 없다. '남자애 여자애가 걸어가면 어떤 경로로든 엄마 아빠의 귀로 들어간다'는 거죠. 한 마디로 구로는 이모, 삼촌이 너무 많은 동네입니다. 이렇듯 공동체는 하나의 기호나 취미 모임이 아니라 생활적으로 엮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국 구로시민센터 대표는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을의 '조카'들은 동네 '이모, 삼촌'들의 가족상에 부모님이 없이 혼자서도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집회에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사람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촛불집회에 자연스럽게 나가 주권자로서의 자기 권리를 스스로 찾는 마을... 이것이 김성국 구로시민센터 대표가 생각하는 공동체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로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공단이 많은 동네였니다. 일찍부터 노동운동이 활성화된 곳이지요. 그런데 90년대가 시작되면서 사회운동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고 구로공단이 해체되면서 구로구의 진보운동도 새로운 활동을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풀뿌리지역운동을 강화하자는 데 마음을 모았죠. 구로공단도 정리되는 분위기도 공장도 이전하고 단체도 사라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남은 사람들끼리 지역활동을 해보자 결심하고 구로시민센터를 만들었습니다. 동네안에 국가가 있다는 슬로건에 따라 지역활동을 시작했죠. 안해보던 거라 처음에는 슈퍼를 해야 하나 세탁소를 차려야 하나... 여러 고민이 많았습니다."

구로시민센터를 만들고 지역활동을 시작하는 길은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시민'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기존 활동가들과 새로 결합한 주민들 사이의 정서적 불일치도 있었다고 합니다. 기존에 만나지 않았던 새로운 주민들과 만나고 때로는 학교 교장측과 싸우기도 하고 타협도 하면서 구로시민센터는 지역안에서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사람들이 있으면 찾아가야 합니다. 셋이 모이든 다섯이 모이든 주민들이 모여서 모임을 하고 사업을 해본 일정한 경험은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닙니다. 이것이 매개가 되어서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마을활동이 확장됨으로써 '새로운 주민'이 나타나고 이들이 우리 사회의 진보를 이끌 것이라고 단언한 김성국 대표는 마을활동은 무엇보다 자생력을 갖고 정확한 지향성을 가지고 사람들이 있는 곳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국 대표는 현재 서울시의 마을활동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을공동체사업이나 주민자치회 사업의 공과 사를 잘 구분하고 지난 10년 간의 공과 성과를 최대한 살려나가는 방향에서 마을활동의 미래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국 구로시민센터 대표가 말하는 구로구 마을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진을 누르시면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동영상 촬영: 김성호 이사장, 녹취: 정해랑 3.1민회 부의장, 진행: 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