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깨어
한치의 빈틈도 없는 어둠 속에
벽을 더듬어 본 일이 있는가
다시는 올 것 같지 않은
아침을 생각하다
그만 주저 앉았던 적은 없는가
그러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벽이 보이고 창이 보이고
마침내 불을 켤 수 있던 순간
아침이 온 것이 아니었다
어둠이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아침이 오기 전에
내 눈이 먼저 어둠을 이기고 있었다
눈을 크게 뜨자
어둠이 뚫어지게 쏘아보자
저 벽을 무너뜨리듯
진군해 올 아침을
반드시 오고야 말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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