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핵개발을 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핵탄 보유량을 늘리겠다는 북한
정종성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
1. 윤석열 대통령의 독자 핵개발 발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위협과 관련해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이란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한국의 독자 핵개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대통령이 직접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독자 핵개발 발언은 북을 주적으로 대하며 사실상 핵대결을 하겠다는 위험천만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그 동안 논의해온 핵협상의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에도 어긋난다.
각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이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핵폭탄’, ‘대통령의 입이 안보위협’ 이라며 강하게 질타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2. 언짢은 미국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반응이다.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짢은 기색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오후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윤 대통령의 핵개발 발언에 관한 질문에 “미국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다”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같은 날 커비 전략소통조정관과 같은 의견을 표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핵 보유 발언과 관련해 “우리의 정책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며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우산 안에 있다는 것도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고 하였다. 우산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미국 주요언론들도 박정희까지 소환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윤 대통령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음을 수십 년 만에 명시적으로 제기한 한국의 첫 지도자"라며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2008년 기밀 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1979년 암살 전까지 거의 20년 동안 한국을 통치한 독재자 박정희는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미국의 반대에 의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도 '한국이 처음으로 핵무기를 정책의 선택지로 선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은밀하게 핵무기 프로그램에 착수했었다"면서 "핵무기에 대한 요구는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끓어올랐지만(bubble up) 간헐적으로 나온 분석가와 우익 정치인들 이상의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윤 대통령의 핵 관련 발언에 미국이 불편한 기색을 비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미국과 핵 공동연습을 논의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백악관은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라며 “미국은 한국에 모든 수단을 통한 확장억제력 제공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3. 기하급수적으로 핵탄보유량을 늘리겠다는 북한
한편 북한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지난해에 대한 평가와 올해의 총적방향과 과제를 밝힌 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대남 대미와 관련한 방향도 제시되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보고서를 통해 언급한 내용은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억제와 평화안정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실패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것이라고 하였으며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 ,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핵무력강화전략과 기도에 따라 신속한 핵반격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또다른 대륙간탄도미싸일체계를 개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규제하고 《전쟁준비》에 대해서까지 공공연히 줴치는 남조선괴뢰들이 의심할바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 등이다.
지난해 북한은 핵무력법을 채택하였으며, 자국이 공격받을 ‘징후’가 있다고 판단하면 바로 선제 핵공격을 하겠다는 점을 법에 명시했다. 또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 발사를 비롯한 다종의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전술훈련을 진행한바 있다.
최근에도 북한 외무성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 지위는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이 전문을 공개한 담화를 통해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아무리 발악해도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제적 지위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엄연한 현실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엄연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진 북한은 올해 기하급수적으로 핵탄보유량을 늘리겠다 밝혔다.
한미당국에는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막을 방법이 없다면 북한은 자기 계획대로 갈 것이다.
4. 발상의 전환
한미당국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독자 핵개발 추진 발언을 통해 북한핵의 실체를 인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불안해서 핵을 갖겠다고 하는데 미국은 안 된다는 희한한 모양새다.
대통령 집무실 상공을 북한 무인기가 날아다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으니 윤석열 대통령이 불안할 만도 하다. 미국이 철석같이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핵을 가질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북한과 통일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핵보유국이 되고, 핵위협과 무인기로부터 불안할 일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올해 예정되어 있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동맹으로는 절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
제재와 압박으로는 전쟁과 긴장만을 불러온다는 것을 지난 북미, 남북관계 역사가 증명한다. 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더 나아가 항구적으로 평화를 정착시키는 해법은 통일뿐이다.
윤석열 대통령, 할 수 있겠는가?
못하겠다면 당신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 때문에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국민들의 아우성도 더 커질 것이다.
** 이 글은 6.15청학본부 소식지 통일청춘 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