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준 주권자전국회의 홍보차장(직접민주주의뉴스 기자)
“아버지처럼 더 좋은 세상 만드는 것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희망나누기 ‘받으실 분’ 추천 받는다
-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11월 30일까지 받으실 분(지원대상자) 추천
- 12월 28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천도교 대교당(수운회관)에서 전달식 예정
“민주화운동을 꼭 우리 가족이, 아버지가 해야 했어요?”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이하 희망나누기)를 통해 장학금을 지급받은 한 유자녀가 한때 엄마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희망나누기는 익명의 기부자가 2019년 6월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이사장 문국주)에 매해 1억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며 시작한 장학사업이다. 2020년 1월 이후 세 번의 희망나누기를 가졌고 올해 12월 네 번째를 앞두고 있다.
이 유자녀의 아버지는 80년대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이후 아이가 5살 되던 2003년 임파선암이 발병해 세상을 떠난다. 아이는 어머니의 입을 빌려서나마 아버지를 추억해야 했다. 아버지가 자랑스럽지만 내심 원망스럽기도 했던 아이에게, 희망나누기 장학금은 아버지의 삶을 더욱 구체적으로 듣고 기억하는 시간이 됐다. 어느덧 80년대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은 아이는 희망나누기 장학금을 지급받은 후 이런 소감을 남겼다.
"(아버지를 포함해) 저희가 태어나기도 전에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모든 분들이 저희 세대에게 자유와 권리를 선물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만큼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서 보답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을 기억해주시고 후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처럼 세 번에 걸쳐 이어진 희망나누기는 유자녀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다. 학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교에 다니던 한 유자녀는 장학금을 받고 온전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한 유자녀는 희망나누기를 통해 부모님의 생전 활동을 더욱 깊이 접할 수 있었고 부모님의 뜻을 이어가는 연구단체에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유자녀 장학사업으로 시작한 희망나누기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마련해 준 기부금으로 유신, 5공 시대(1970~1990년대) 활동한 분 중에서 ‘몸이 아픈 본인’에게 생활보조금을 지급한다. 2020년 11월에 희망나누기 보조금을 지급받은 한 분이 올해 1월 작고했다.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정신착란을 일으켜 감정유치 후 석방됐고, 이후 평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그였다. 그가 떠나고 유족들은 “(희망나누기를 통해) 우리를 도와주었듯 다른 힘든 이를 지원해 달라”며 생활보조금만큼의 금액을 다시 전해오기도 했다.
네 번째에 이른 희망나누기는 현재 70,80,90년대 민주화 학생운동과 노동·농민·빈민운동 등 민중운동에 헌신하다 돌아가신 분의 ‘유자녀’와 ‘몸이 아픈 본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유자녀 10명에게 각 1,000만원의 장학금을, 몸이 아픈 본인 10명에게 각 500만원의 생활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연성만 희망나누기 운영위원장은 “특히 노동·농민·빈민운동 등 민중운동에 헌신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가족 중 교류가 단절되고 연락이 끊긴 경우가 많다”며 “희망나누기를 통해 각 지역 단체들이 이러한 분을 찾아내 그동안의 단절을 극복하고, 나아가 (본인 및 유자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뜻을 밝혔다.
희망나누기의 첫 물꼬를 텄던 익명 기부자 역시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먼저 가신 분의 가족 중 많은 분들이 어려운 형편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다. 정부에서 이렇다 할 지원사업을 하지 않고 있으니 나라도 힘닿는 데까지 지원하고 싶다”라고 기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희망나누기 받으실 분(지원대상자) 추천은 10월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할 수 있다. 관련단체가 최대 2명까지 추천할 수 있고 관련 서류(추천서, 개인정보동의서)는 희망나누기 블로그(https://blog.naver.com/memhope/222899048941)에서 내려 받아 작성 후 희망나누기 이메일(memhope77@gmail.com)로 제출하면 된다.
희망나누기 운영위원회는 접수가 끝난 12월 초 심사를 거쳐 지원대상자를 확정하고 12월 28일(수)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천도교 대교당(수운회관)에서 네 번째 희망나누기를 가질 예정이다. 기타 관련 문의는 희망나누기 운영위원회(02-363-0610)로 할 수 있다.
출처 : 직접민주주의 뉴스(http://www.ddnews.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