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편성 12조8915억 원에서 '5,688억 원' 삭감
삭감 규모 자치구 한 해 예산규모에 버금가
서울혁신교육지키기 비상공동행동, "시민단체, 교육단체 의견 수렴없어"
서울시의회는 12월 16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 중 서울시교육청 23년도 예산은 교육청이 처음 제출한 액수보다 5,688억 900만원이 줄어든 12조 3227억 원으로 의결됐다.
삭감된 예산 항목으로는 ▲학교 기본운영비(1829억 원), ▲전자칠판 보급(1509억 원), ▲교육용 태블릿 디벗 보급(923억 원), ▲서울형 혁신 교육지구 운영과 혁신학교 지원사업(165억 원), ▲공영형사립유치원 지원금(20억 원), ▲교육후견인 예산(4억 원) ▲학교민주시민교육지원(3억원) ▲자살예방교육 연수(2억원) 등이 있다.
서울시교육청 예산 삭감은 지난 11월 29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제315회 정례회 제8차 회의 표결에 따른 결과다. 예산 삭감이 예고되자 서울혁신교육지키기 비상공동행동은 12월 5일부터 14일까지 긴급 기자회견을 이어오며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해 왔다. 본회의 당일에도 서울특별시의회(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1만 2천여 명의 서명을 전달하며 교육예산삭감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예산안 삭감이 예고되자 본회의에서는 정진술(더불어민주당, 마포 제3선거구) 외 35명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 수정동의안’이 제출되었고 관련 토론이 정진웅(국민의힘, 서대문 제1 선거구), 전병주(더불어민주당, 광진 제1 선거구), 박칠성(더불어민주당, 구로 제4 선거구) 의원 순으로 이어졌다. 표결결과 수정안은 부결되었고 삭감된 예산안으로 최종 의결되었다.
본회의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19 장기화가 남긴 상처와 교육격차는 여전히 심각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낡은 학교시설이 지금도 서울 곳곳에 있으며, 디지털 대전환으로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서울교육은 아직 아날로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소중한 씨앗”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서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은 교육감으로서 입장이 다른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왔다”며 역지사지의 지혜가 절실한 시기라고 진단한 후 “‘학교돌봄 시간을 오후8시로 연장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 가장 먼저 긍정적 응답을 내놓은 바 있고,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교육을 실현한다’는 이주호 사회부총리의 정책방향에 공감하며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서울시교육청이 앞장서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한 바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조 교육감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는 디벗 사업은 서울시교육청이 중앙 정부와 발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 생각한다”며 “(학생대상) 스마트 기기 보급과 전자칠판 지원 예산이 삭감돼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는 서울교육의 발걸음이 더뎌지지 않을까 싶다”며 염려를 표했다.
또 10·29 참사는 “그 어느 것도 생명과 안전의 가치보다 앞설 수 없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일깨워 주었다”면서 “화장실 불법촬영 예방을 포함한 안전 및 환경 개선 사업 예산은 우리 학생들에게 더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한 우리 어른들의 기초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교육공동체 안에는 다양한 교육복지 취약 학생이 있고 기본생활 긴급지원, 학습심리, 정서돌봄을 지원하는 교육후견인 사업이 특히 이어져야 한다”면서 “교육 후견 대상 학생 지원이 끊길까 우려하는 전화가 벌써부터 많이 오고 있다”고 현장 반응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학부모님께서 내년에 펼쳐질 서울교육 풍경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계신다”며 “학부모님들과 시민의 걱정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당부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의견과 조언을 깊이 검토하고 정책에 반영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출처: 직접민주주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