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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동맹이라고?

주권자전국회의 2022. 10. 20. 11:33

이래경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붕괴의 위기에 처한 미국의 민주주의

 

Xin Ping. 중국의 국제문제 논평가로 Xinhua News Agency, CGTN, Global Times, China Daily. 등에 활발히 기고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글로벌타임즈, 2022년 9월30일자

 

소개의 변) 민주주의를 제대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치제도를 흔쾌히 민주주의라고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전세계에 형식적이나마 민주주의를 채택한 것으로 분류되는 130여 개의 국가군들 중에 미국정치제도에 대한 평점은 대충 절반수준인 70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개별 주 단위의 선거인단 제도와 더불어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승자독식의 양당 제도이다. 대의제 자체가 ‘선거과두제’라고 혹독하게 재평가를 받는 현재의 시점에서, 승자독식의 선거 제도는 아예 상대방을 거부하고 사활적 승패를 다투면서 결국 망국에 이르게 하는 Veto-cracy라고 비판을 받는다. 이렇듯 엉망진창인 미국 정치에 대한 아래 칼럼의 비판은 동시에 한국 정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정치판에 대화와 합의가 가능한 독일 수준의 연동비례제와 시민입법권을 보장하는 직접민주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하는 까닭을 알려 준다.

 

Francis Fukuyama가 서구 민주주의 체제의 승리를 선언하고 “역사의 종말”을 축하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승자였던 미국인 67%가 민주주의가 붕괴될 위험에 있다고 비관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믿기 어렵습니다. 상기 수치는 Quinnipiac University의 여론 조사에 따른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필라델피아(미국의 독립이 선언된 곳) 연설에서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현실이다”라고 공공연히 발표했을 때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측 언론은 만장일치로 경고성 신호를 보냈습니다.

 

상황을 당긴 방아쇠는 1월 6일(연방의회 난입점거사건일)에 대한 청문회에 이어 FBI의 Mar-a-Lago 급습이었습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간 연속적 타격전의 최신 에피소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강도와 확장성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바이든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대중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MAGA) 미국 공화당”에 대해 “반파시즘”, “국가의 적”이라는 표현으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트럼프 전직 대통령은 바이든 현직 대통령이 “7,500만 시민을 비방했다”고 비판을 가했습니다. 정치적 규범에 대한 연이은 타격으로 연방기관들이 당파적 경쟁에 불명예스럽게 연루되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법무부가 상대편에 의해 “무기화”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민주당원들은, 검찰이 다가오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못하게 막는 “60일 규칙”이라는 전통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즉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공화당은 법무부의 소환시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패색이 짙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잠재적으로 하원을 되찾기 전에 조사를 끝내기 위한 성급한 수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FBI는 폭풍의 중심에 잡힌 또 다른 연방소속의 기관입니다. 과거에는 특정 정치인의 기밀정보 취급을 조사하기 위해 이번과 같은 유사한 조치를 취한 적이 없습니다. FBI는 또한 급습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된 봉인되지 않은 진술서의 내용이 상당 부분 또는 완전히 수정되었기 때문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라는 소셜-미디어 거물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플랫폼에서 ‘헌터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의 노트북’ 논란을 제한하도록 FBI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점점 많은 미국인들은 ‘정치가 이제는 합법적으로 포장된 절차를 구실로 실상 끝없는 권력싸움’으로 변질되었으며 결과로 돌아올 것은 정의의 실현이 아닌 그저 진흙탕의 정쟁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좌절감을 양당의 의원들은 오히려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악용합니다. 플로리다 하원의 공화당 후보인 루이스 미구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FBI, 국세청(IRS), 알코올 담배 총기 및 폭발물 담당국(ATF) 및 기타 모든 연방정부의 건물이 눈에 보이는 대로 총격을 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기소되면 “거리에서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단지 빈말의 싸움만이 아닙니다. 8월에 FBI의 신시내티 사무소에 침입하려다가 한 총잡이가 저격당해 사망했습니다. 미연방국세청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 공격위협에 노출된 후 운영 및 시설에 대한 대규모 보안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UC Davis 설문조사에 따르면, 20.5%의 응답자가 때때로 정치적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으며, 18.7%의 시민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치인이 승리하지 못하면, 미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폭력과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정쟁 및 분쟁의 지역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내전에서 민주주의 체제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시킬 만큼, 과연 심각한 정치적 폭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까요? 

 

예, 그렇습니다. 이것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추측이 아니라 미국인 거의 절반의 구체적인 우려 사항입니다. YouGov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3%가 향후 10년 동안 내전이 “다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수치는 경계의 수준을 훨씬 능가합니다. 

 

역사가들은 미국의 정치 현상을 남북전쟁 이전 시대와 파시즘이 등장한 제2차 세계대전 이전시대와 비교하여 왔습니다만, 이제 이들은 비전통적인 전술, 국내 테러 및 게릴라전을 특징으로 하는 “21세기 버전”의 미국 내 반군을 예견합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미국인들이 구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 중 63%는 정치적 분열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62%는 향후 몇 년 동안 정치적 폭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양당의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유일한 해결책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상대방과 대립하고 양립할 수 없는 방식(역자: Veto-cracy)’으로 정의하면서, 미국은 이제 사회적 가치와 상식이 점차 사라지는 유례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트럼프로부터 미국을 구하려는’ 바이든이 ‘국가의 영혼을 위한 전투’를 외치는 동안, 양당의 정치인들이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삶과 죽음의 문제’로 묘사하는 것은 차라리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제시하는 해답은 정부의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리기 위한 경쟁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또 다른 폭력적 접근을 도발하는 것일 뿐입니다. 

 

현재의 미국에서 전개되는 정치 드라마는 결코 해피-엔딩의 결말로 이어지지 않을 듯 합니다. <출처: 다른백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