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죽임이었다
죽음만으로도 억장 무너지는데
죽임이었다니 무슨 말을 하리오
매뉴얼이 없었다 한다
매뉴얼에도 나와 있지 않은 사고였다 한다
매뉴얼에도 없는 사고인데
경찰인들, 용산구청인들, 서울특별시인들,
행정안전부인들, 총리실인들
대통령실인들, 대통령인들 어찌 할 수 있냔다
그러니 모두 책임은 오로지 '사고'가 져야 한다
그러니 모든 책임은 고스란히 '참사'가 져야 한다
아!
국가를 위한 국민을 강제하면서
국민이 죽어갈 때 국가는 거기 없었네
국민의 하나뿐인 귀한 생명 지켜줄 국가는 거기 없었네
어처구니없는 죽음 앞에서
무소불위의 검찰공화국이 이리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줄이야
하늘 찌를 어마무시한 검찰의 권력도 할 일이 이리도 없을 줄이야
그 빈틈없이 촘촘히 엄정하게 챙긴다는 대통령실,
이태원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음에도 한 일이 이리도 없을 줄이야
가신 이들이여,
못다한 삶 일만 년
거기서들 함께 오순도순 누리시라
통한 통탄 통분 통곡은
살아 있는 우리의 몫이니
- 2022. 11. 3. 새벽에 고춘식 권사-